[나레이션]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어느 날이었어요 
소풍 가기 딱 좋은 날씨였지요 
누리는 도시락을 들고 집을 나섰어요

[누리] 랄랄라~ 친구랑 소풍 가야지~
[나레이션] 바람과 해는 소풍 가는 누리가 부러웠어요 
함께 소풍을 가고 싶었지요 
바람과 해는 서로 자기만 소풍을 따라가려고 심술을 부렸어요

[바람] 해야, 누가 더 힘이 센지 내기하자!
[해] 그래, 바람아! 이기는 쪽이 누리와 소풍 가는 거야

[나레이션] 바람이 먼저 나섰어요 
바람은 있는 힘껏 입김을 불었어요

[바람] 후우우~ 후우우우~~
[나레이션] 바람은 어마어마한 비구름을 몰고 왔어요 
갑자기 큰비가 쏟아지고 태풍이 몰아쳤어요

[누리] 갑자기 웬 비가 내리지? 으으... 
[바람] 내 힘이 어떠냐? 엄청나게 세지? 으하하! 소풍은 힘센 바람님이 가야겠다!

[나레이션] 이번에는 해가 나섰어요
[해] 내 힘은 얼마나 센지 볼래? 끄으응~
[나레이션] 금세 구름이 흩어지고 찌는 듯이 더워졌어요
[누리] 어휴, 더워 
갑자기 너무 더워지는데? 
이렇게 더울 때는 그늘에서 쉬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해 꿀꺽꿀꺽~

[해] 덥지? 뜨겁지? 소풍은 마땅히 이 해님이 가야지, 에헴!

[나레이션] 하지만 소풍 가기 딱 좋은 날씨는 이미 사라졌어요
[누리] 오늘 날씨가 왜 이럴까? 
갑자기 태풍이 몰아치더니, 갑자기 더워지네...

[나레이션] 날씨가 이랬다저랬다 하자 소풍 가고 싶은 마음도 싹 사라졌어요
[누리] 안 되겠어 도저히 소풍을 갈 수 없겠는걸 
바람이 불고 비나 눈이 많이 오는 날은 위험하잖아 
너무 덥거나 추운 날에도 밖에 나가면 안 되지... 안전하게 집에 있어야겠다

[바람, 해] 뭐라고! 소풍은?
[엄마] 누리야, 누리야! 
[엄마] 누리야, 괜찮니? 혼자서 안 무서웠어? 
날씨가 사나워져서 걱정했단다
[누리] 엄마...
[엄마] 이런 날씨에는 집에서 어른과 함께 있어야 안전해 
얼른 집에 가자

[나레이션] 바람과 해가 심술을 부리는 통에 아무도 소풍을 못 가게 되고 말았어요 
[바람] 괜히 힘겨루기를 했나 봐
[해] 다음에는 사이좋게 소풍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