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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재난] 11월에 발생한 대한민국 역대 재난ㅣ이리역 폭발 사고, 대구 서문시장 화재, 창원 터널 교통 사고

2020-11-18 18:24:01.0

역대 11월에 발생한 대형재난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1977년 지금은 익산역으로 이름이 바뀐 이리역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리역폭발사고 가 발생하게 된 이유와 당시 피해 상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2016년에는 대구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서문시장화재 사고가 있었습니다. 매년 40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 전통시장에서의 화재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보았습니다. 
2017년에는 창원터널에서 윤활유를 싣고 가던 트럭이 전복되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3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는데요, #창원터널 사고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과거 재난을 잊은 우리에게 안전한 내일은 없습니다. 
역대 11월에 발생한 대형재난을 통해 미리 사고를 예방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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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대본

대본복사
안녕하십니까 그때 그 재난 정진항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항상 크고 작은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요
숨죽이고 있던 이런 위험이 우리 앞에 끔찍한 재난으로 다가오는 타이밍이 있습니다.
바로, 방심하는 순간입니다.

지금의 익산역인 당시 이리역 앞 삼남극장.
그 날은 당대 최고 인기가수 하춘화씨 공연이 있어 극장 안팎으로 잔뜩 들떠 있었는데요.
환호성과 함께 시작된 공연은 15분 후 아우성으로 바뀌었습니다.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린 지붕.
사람들은 이내 혼비백산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었을까요?
전쟁이라도 난 듯 터진 폭발음은 이리역 기차 폭발사고 때문이었습니다.
1977년 11월 9일 인천을 출발하여 광주로 가던 한국화약주식회사의 화약열차는 다음 날 11시 31분에 다른 열차와 함께 이리 역에 도착, 1605호 화물열차에 연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출발 시간이 지연되자 화약 호송 담당 직원은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기차로 돌아와 촛불을 켠 채 잠이 들었는데요.
잠결에 촛불을 건드리며 화약고와 다름없던 열차에서 폭발 참사가 벌어진 것입니다.
다이너마이트 상자 914개, 약 22톤을 포함해 폭약?뇌관?암모니아 등 폭발물 약 30톤 분이 실려 있던 열차. 
이리역 구내에 깊이 15m, 직경 30m의 큰 웅덩이가 패일 정도로 다이너마이트의 폭발 위력은 어마어마했는데요.
역 구내에 있던 열차 30여 량이 파손되었고 철도공무원을 비롯해 59명이 사망하고, 약 1343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또한, 역 반경 4km 내에 집 9530여 채가 부서지고, 공공시설물을 포함한 약 61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사건 개요만 보면 이리역 폭발사고는 안전을 무시한 개인의 단순 과실 사고로 보이지만 안전 불감증이 낳은 총체적인 인재였고 원칙만 지켰다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사고였습니다.
원래 화약을 점화하는데 쓰이는 발화용 금속 뇌관은 폭약과 함께 운송할 수 없는 것이 규정이었는데요.
업체가 이 원칙을 무시하고 뇌관과 폭약을 함께 열차에 싣는 바람에 폭발의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또, 화약을 실은 기차는 역을 바로 통과시켜야 했지만 당시 배차 직원들은 급행료 명목으로 뇌물을 받았고 사고가 난 열차는 이를 내지 않아 40시간이 넘도록 역사에 머물게 되면서 사고 위험을 높였습니다.
애초에 화약을 실은 화차 내부에는 누구도 탑승할 수 없음에도 호송 직원은 이리역과 마찰을 핑계로 술을 마시고 화물칸데 들어갔고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이기 위해 촛불을 켠 것입니다.
안전을 위한 운송 원칙을 외면하고 돈을 벌기 급급했던 업체 의기주의와 직원들의 안전 불감증, 편의를 명목으로 뇌물로 주고받던 사회적 관행이 한데 어우러진 이리역 폭발 참사는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했던 1970년대 대한민국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씁쓸한 사건이 아닐까 합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이 되면 춥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화재사고도 빈번해지는데요.
2020년 9월, 대구 서문시장에 발생한 화재가 초기 스프링클러 작동으로 자체 진화가 된 적이 있습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상인들은 화들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는데요.
불과 4년 전엔 대형 화재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2016년 11월 30일 새벽, 대구에 가장 큰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새벽 2시 8분쯤 서문시장 1지구와 4지구 사이 점포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건물 1층을 모두 태운 뒤 곧바로 위로 번졌는데요.
낡은 건물에 섬유매장이 많았던 탓에 화재 확산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소방차 97대와 소방 인력 7백여 명, 소방헬기 2대가 투입돼 큰 불길은 잡았지만 건물 내부의 불은 쉽게 잡히지 않았습니다.
화재 발생 6시간 뒤인 오전 8시 50분쯤엔 건물의 계단과 천장 등 일부 구조물이 무너지기 시작, 진화작업 중이던 소방관들을 위협하며 불길은 4지구 전체로 번졌습니다.
시장 내 점포 679곳이 전소됐고 40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는데요.
새벽 시간 사고로 큰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진화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소방관 2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서문시장의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1922년 시장이 개설된 이후 크고 작은 화재가 계속 됐는데요.
2005년에는 서문시장 2지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1190여 개의 점포가 불타며 총 689억 원의 재산피해가 나기도 했습니다.
서문시장을 제외한 다른 전통시장에서도 화재사고가 종종 일어나는데요.
2020년 9월 추석 대목을 며칠 앞둔 서울 청량리 전통시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상인들의 마음을 까맣게 태웠습니다.
좁고 밀집된 형태의 전통시장은 화재에 취약한 구조인데요.
2019년 소방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통시장에서 연평균 47건, 총 236건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또 15명의 인명피해와 525억 원의 재산피해를 낳기도 했습니다.
전통시장에서 발생하는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전기합선 등으로 인한 것이 가장 많습니다.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무분별하게 노출된 전기선을 정리하고, 노후화된 시설을 수시로 관리해야 합니다.
또 좁고 밀집된 시장 골목에선 작은 불씨도 순식간에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진압이 중요한데요.
소방차의 진입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통행로를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이 각 가정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고 있는 만큼 집 안에서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기?가스?유류 등 화재의 원인을 찾아 사전에 정비하고 문어발식으로 한 개의 콘센트에 여러 개의 전열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가정용 소화기를 준비하고, 미리 소화기 사용법을 알아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앗아가는 재난 사고는 시장이나 집과 같은 일상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지난 2017년 11월 2일, 경남 창원의 창원터널 장유방향 입구에서 각종 윤활유 수십 통을 싣고 가던 화물차가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마주 오던 차량 10대가 윤활유통과 충돌해 전소되며 수십 미터 구간이 시커먼 연기로 뒤덮였고, 트럭 운전사를 포함해 3명이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취직한지 3개월 밖에 안 된 사회 초년생과 손주를 보러가던 할머니의 목숨을 앗아간 끔찍한 사고의 원인은 바로 브레이크 고장.
차량 배터리 연결선이 벗겨지면서 여러 차례 튄 불꽃으로 브레이크 오일관에 구멍이 생겨 차량은 제동력을 상실했습니다.
또 사고 차량은 최대 적재량이 5톤인데 당시 7톤이 넘는 화물을 싣고 있었습니다.
2톤이 넘는 양을 과적 중임에도 적재함에 기름통을 고정시키거나 하는 안전장치가 미비했던 차량.
이 때문에 실려 있던 기름통이 사고가 나자마자 손쉽게 반대 차선으로 튕겨져 나갔고, 불이 순식간에 번지며 피해가 커졌습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차량에 윤활유 5,000L를 넘게 적재하면 위험물 수송 차량으로 등록해 GPS로 운행 기록을 관리하도록 돼 있는데요.
사고 차량은 인화성 높은 윤활유를 가득 실었음에도 위험물 수송 차량으로 등록되지 않았고 안전수칙도 전혀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사고가 났던 창원터널은 터널구간이 2.34㎞에 달하는데다 출입구 양방향 모두 경사도가 5% 이상인 도로와 연결돼 평소 사고가 잦은 곳으로 악명이 높았는데요.
평소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구간에 조금 더 안전운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위험물 운반 수칙을 지켰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사고였습니다.

어떤 큰 사고도 우리에게 신호를 주고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저 나는 괜찮을 거라는 잠깐의 방심과 욕심만 있을 뿐이죠.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대가로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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