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전체메뉴

닫기

계절별 재난

생애주기별 재난

프로그램별 보기

안전 유튜브

정책·홍보영상

English subtitle

유형별 재난

계절별 재난

생애주기별 재난

프로그램별 보기

안전 유튜브

열린 안전한TV

정책·홍보영상

안전한TV 소개

English subtitle

  • 주간
  • 044-205-1070
  • 야간(당직)
  • 044-205-1600
  • 이메일주소
  • safetv@korea.kr

[삼풍백화점 생존자를 만나다] 온몸에 파편.. 20살 알바생, 26년만의 근황

2021-11-03 14:45:13.0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습니다.
부실공사 등이 원인이었던 이 사고로 약 1000여 명 이상의 종업원과 고객들이 사망하거나 부상 당했습니다.
현재 작가 '산만언니'로 활동 중인 한 생존자를 만났습니다.
사고 당시 지하 1층 식품부에서 일하고 있었던 그는 아팠던 스무살의 기억들을 다시 꺼내놓았습니다.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었습니다.
더보기

영상대본

대본복사
00:00
상판이 이제 하나, 둘, 셋, 넷. 이렇게 차례대로 떨어졌단 말이에요. 저는 지하 일 층에 있었고요. 피가 진짜 풍풍풍풍 솟아나는데 그 피 묻은 손으로 창문 내리고 비켜달라고 비상등 키고 네. 

00:18 
인터뷰를 요청드린 이유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에 대해서 당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요청드리게 된 건데 지금 붕괴 사고 후에 벌써 26 년이 흘렀습니다. 현재는 어ㄸ?ㅎ게 지내고 계시는지?

00:29 
아직도 정신과 다니면서 치료받고 있고요. 그리고 지금 글을 쓰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00:38 
계속 우직근거리는 건물은 정확히 17분 뒤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00:47
사고 당시가 1995년 이거든요. 근처에 살고 계셨던 분인가요?

00:49 
아, 아니구요.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어요. 딱 한 한 달? 6월 29일이니까 다음 날 그만두는 거였죠. 지하 식품부에서 장을 보기 전에 좀 귀중품 같은 거를 맡아두는.

01:04
참혹한 붕괴 사고는 6월 29일 오후 5시 40분. 그러니까 사고 17분 전부터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01:08 
처음부터 이건 붕괴다라고 딱 알아채실 수 있었나요? 

01:14
지금 갤러리아보다 훨씬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였고 핑크색 이렇게 상자 같이 돼 있었는데 안에도 층고가 굉장히 높았던 걸로 기억해요. 그날 에어컨도 안 나오고 그 건물에 엉망인데다가.

01:29 
유리조각, 기타 여러 가지에서 뭐 아주 뭐 전쟁을 방불하는 그런 상황이었구요. 그동안에도 사람들이 많이 튀어나 왔습니다. 

01:39
평일이었고 오후 5시 57분 사고거든요. 딱 그 순간이 기억나세요?

01:43 
다음 날이면은 어차피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거였고 너무 일하기가 싫은 거예요. 그때 마침 저쪽 식품부 그쪽에서 거기가 안 무너진 동이에요. 거기서 누가 저를 불렀어요. 사고 나기 십 분 전도 아니고 누가 불러서 네! 이렇게 하고 걸어가는데 등뒤로 건물이 무너진 거예요. 그 건물이 주저앉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파편 ..고속도로 가면은 요만한 돌을 탁 쳐도 그 유리창 깨지잖아요. 그쵸? 그러니까 이 하중 때문에 건물의 잔해에 이제 속도가 실리는거죠. 그러니까 이제 그게 총알처럼 되는 거예요. 그래갖고 스쳐도 그냥 이렇게 살이 벌어지더라고요. 머리 뒤통수부터 다 파편에 다 맞았죠 정말 피가 철철 흘렀거든요. 왜냐면은 퐁퐁 솟아났어요. 진짜 말 그대로. 이런 데가 이렇게 벌어져가지고 그래서 피가 진짜 퐁퐁퐁 솟아나는데 그 흐르는 느낌조차 없었어요. 내가 어딜 다쳤는지도 몰랐어요. 아프지가 않았어요. 너무 놀랬기 때문에 엄청난 소리가 났죠. 그러니까 그 안에서 완전 폭발하는 거예요. 그런데 상판이 이제 하나, 둘, 셋, 넷 이렇게 차례대로 떨어졌단 말이에요. 저는 지하 일 층에 있었고요 암전이 되죠. 당연히 막 사람들 비명소리가 들리고 그리고 이제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야 되는데 뭐 찾을 수가 없죠. 그러다가 조금 인제 익숙해지니까 실루엣이 보이더라고요. 돌이 다 날라가고 매대가 더 엎어지고요. 사람이 주체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불었거든요. 

03:01
아수라장이었을 거 아니에요? 

03:03
네 

03:04 
현장에서 좀 기억에 남는 모습들이 있나요? 

03:06
정확하게 생각나요. 그날의 온도, 습도, 사이렌 소리의 피비린내다 기억나요. 회색먼지. 그 건물 때문에 나도 물론 그랬겠지만 다른 사람들의 상처가 보였고 강남성모병원에 내렸어요. 지금 응급실 가보세요. 배드 하나 내달라 그러면 아무도 안 일어날 걸요. 그 사람들이 다 수액 들고 다 일어났어요. 진짜 내가 누워있을때가 아니다. 그리고 복도까지 부상자들이 쫙 찼어요. 어떤분 차를 타고 나와서 작은 병원으로 이동을 하는데 차가 너무 막혀서 그래서 갈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 피 묻은 손으로 그 이렇게 창문 내리고 비켜달라고 비상등 키고 그래서 인도로 되게 작은 프라이든가 그랬어요. 새 차였는데 너무 감사하죠. 

03:47 
건물에 계실 때 또는 높은 곳에 계실 때 직접적인 트라우마가 있으실 것 같아요. 

03:52
아~ 바람이 굉장히 세게 불었거든요. 건물이 이렇게 내려앉으면서 공기가 안에서 순환을 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바람이 굉장히 쎄게 불었단 말이죠. 그래서 지하철을 한동안 못 탔어요. 지하철 들어올 때 그 바람 있잖아요. 그러면 소름이 쫙 끼치는 거예요. 요즘도 지하철은 잘 안 타요 밀폐돼 있는 공간이 조금 불편해요. 

04:13 
오열과 통곡 몸부림뿐이었습니다. 

04:21 
가족들의 반응도 당시 어땠어요. 

04:23 
왜냐면 제 이름하고 똑같은 사망자가 그 이름이 그 사망자의 명단으로 올라온 거예요. 그렇게 돼서 이제 다들 또 더 패닉에 빠졌었죠. 

04:32 
요새 같았으면 바로 엄마 엄마 아니야 나 이렇게 말할 수가 있는데 

04:38
그러고 이제 나중에 경찰이 전화했죠 

04:39
그 후에 이제 원인이 분석되고 부실시공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인허가 잘못해주고.

04:45
일찍부터 이상 징후를 눈치 챈 경영진은 이미 대피한 상태였습니다. 아파트 근린상가로 지어진 건물이었지만 기둥을 없애고 무리한 증축을 하며 백화점으로 용도 변경됐습니다. 그때는 이제 어렸으니까 그 일에 대해서 건물주가 포승줄에 묶여서 법원에 가는 것까지 봤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 후에는 잊었죠. 그리고 스무 살이라는 나이고 신기하잖아요. 친구들도 와갖고 오우 이러고 이러고 있어요. 그러니까 내가 그런데서 살아났어 이 정도였는데 근데 현실로 딱 돌아오고 나니까 이게 뭐야? 이제 그때부터 이제 시작이 되는 거죠. 우울과 무기력과 이런 걸 겪었는데 병인 줄은 또 몰랐어요. 나중에 한 스물아홉 살 그때 가서는 내과 갔다니까요? 심장이 이상하게 띈다고. 알고 보니까 이게 이제 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네, 피티에스디(PTSD) 사람이 너무 쉽게 죽는 거예요. 아, 이렇게 살다가 죽는 게 그냥 인생이야 그렇게 쉽게들 죽고 하는데 왜 이거를 계속 살아야 되지? 그러면서 극도로 우울해지었는데 지금도 사실은 좋고 기쁘고 이런 게 많이 없어요. 그니까 뭔가 설레고 기대가 돼야 되잖아요. 그렇지가 않고 

05:55
권태? 그런 단어가 생각 나요. 

05:58 
확인 작업을 마치고 내일 밤이나 모레쯤이면 이곳 사고 현장에 무너져 내린 콘크리트 더미를 치워서 일 차 수습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06:07 
사고 큰 거 나고 그러면 괴담 같은 것도 많이 나오잖아요. 나쁜 마음 갖고 있는 사람들이 그거 주우러 갔었다고. 

06:14 
실제로 많이 갔대요 지방에서도 막 오고 그랬대요 누가 살려달라고 그랬더니 그 롤렉스 차고 있었는데 그 시계만 풀러 가더래요. 일반 사람들은 할 수가 없어요. 그 와중에 그거 안 보여요. 그리고 피투성이가 돼서 살려달라고 하는데 그거 외면 잘 못해요. 내 차가 버려질지언정 피투성이가 된 저를 아무 보상도 없이 태워주신 그런 분도 계시고 그 응급실에서도 서로 기꺼이 양보했어요. 이런 일들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완전히 썩었고 무너진 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심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하다라고 생각을 해요. 

06:48 
책까지 출간하신 거 보면 뭔가 사람들한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 거 같아요. 

06:52 
증언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어요. 이런 일들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예요.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의 사고가 이름과 얼굴을 바꿔서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봐요. 그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에요. 안전불감증이죠. 몰라, 나는 저 배 안 탈 거고 나는 그 건물 안 갈 거니까 나는 몰라 이러고 사람들이 그냥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당신이 아닐 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거예요. 근데 가족들이 겪지 않을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아이 괜찮아 다들 눈 감았으니까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는 거예요. 어디선가 누군가는 그래도 자기 자리를 걸고 이건 안 됩니다. 했기 때문에 그나마 대한민국이 굴러가는 건 아닐까?
공공누리 /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행정안전부가 창작한 안전한TV 저작물은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개인 유투브 또는 SNS등에 안전한TV 동영상을 편집해서 올리실 수 없습니다.)

확인

아니오